강자와 약자. 저는 이 둘의 싸움은 결과가 거의 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경영 신간 '강자와 싸워 이기는 란체스터 경영전략'(이영직 지음)은 약자에게도 이기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란체스터는 1차 세계대전 전후에 영국에 살았던 과학자이자 발명가
란체스터 방정식: 총전력=(초기투입 병력)² 혹은 수익=(시장지분)²
란체스터는 1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영국에 살았던 과학자이자 발명가입니다. 그는 공중전에서의 전투기 손실과 생존율을 연구하던 중 아주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총전력은 초기 투입 병력(공중전의 전투기 대수)의 제곱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투기를 5대 투입하면 총전력은 5의 제곱인 25, 3대 투입하면 3의 제곱인 9입니다. 그래서 란체스터의 발견을 승수효과라고 부릅니다. 오늘날 마케팅 분야에서는 초기 투입병력을 시장지분, 총전력을 수익 혹은 매출로 대입해, '수익(혹은 매출)=시장지분의 제곱'이란 공식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지분이 A사는 5, B사는 3, C사가 2이라고 가정할 때, 각 사의 수익은 25(5²), 9(3²), 4(2²)로 각각 나타납니다. 란체스터 이론에 따르면 초기에 시장지분을 최대로 확보하면 승수효과로 인해 남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강자로 군림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강자의 승수효과를 무력화시킬 방법이 있습니다.
■ 강자의 전력을 분산시켜라
약자는 강자와 직접 맞붙을 경우 참패를 하게 되므로 강자의 전력을 분산시켜 하나씩 각개로 격파해야 합니다. 강자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의외로 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강자는 몸집이 큰 만큼 방어선이 길어질 수 밖에 없으며, 긴 방어선 어느 곳에는 반드시 취약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바로 그것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마케팅의 경우에도 강자는 여러 분야의 아이템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가운데는 분명 약한 아이템이 있습니다.
■ 국지전으로 유도하여 싸움의 장을 바꿔라
약자는 탁 트인 벌판에서 싸우는 소위 '광역전'에서 강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광역전이 되면 강자의 전력은 투입 병력이나 투입 무기의 제곱에 비례하여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산속에 숨어서 강자를 좁은 계곡으로 유도해야합니다. 그래도 강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강자를 조금씩 괴롭혀 화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강자가 산속에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협소한 계곡에서는 전투기나 미사일이 아무런 소용이 없죠.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약자는 강자를 상대로 전국 대상 유통 판매나 대대적인 매스미디어 홍보같은 광역전을 펼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방문 판매나 일대일 상담 같은 국지전을 전개해야 합니다.
■ 강자의 대량 살상 무기를 무력화시켜라
저자는 강자의 무기를 확률무기로 언급했지만, 저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량살상 무기로 바꿨습니다. 마케팅에서 강자의 대량살상 무기로 들 수 있는 것은 표준화된 상품이나 광역 유통망을 들 수 있습니다. 표준화된 상품을 무력화하기 위해 약자는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습니다. 광역 유통망을 교란하기 위해서는 핵심 거점 지역 유통망만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강자를 분산시켜 각개 격파할 때 약자도 승수효과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은 이미 명랑해전을 통해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습니다. 12척을 이끌고 왜군 함선 133척을 맞아, 이장군은 명랑의 해협이 좁고 조류가 빠른 울돌목으로 유인했습니다. 좁은 데다(국지전 유도) 빠른 물살(대량살상 무기 사용 불가능)의 울돌목에서 왜군 함대를 하나 하나씩 격파한 것(전력 분산)입니다. 또 하나 독자들이 관심을 둘 사항은 약자도 승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강자의 전력이 분산되어 있고, 약자는 전 병력이 집결해 강자를 각개 격파할 경우에는 약자가 승수효과를 봅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의 배는 12척으로 똘똘 뭉쳐 있고, 왜선 133척은 수만 믿고 다소 느슨한 전력의 형태를 띈다면, 이장군의 전력은 144(12²)인 반면, 왜군의 전력은 133에 그쳐 이길 수 있는 산술적인 계산도 가능하고 실제 그래서 이겼다고 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약자가 강자에 대해 취해야하는 기본 원칙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어서 약자가 장기적인 차원에서 추진할 전략을 사례와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 나의 이름(브랜드)으로 승부하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브랜드입니다. 브랜드는 란체스터 방정식의 초기 투입병력에 해당되며, 광역전을 펼치는 현대 마케팅에서 브랜드의 힘은 제곱에 비례하여 나타납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어느 한 분야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면 그 브랜드는 더 비싼 가격으로도 더 많이 팔 수 있습니다. 이것이 브랜드의 위력입니다. 현대 마케팅에서 브랜드를 키우지 못하는 마케팅은 의미가 없습니다.
- 에프킬라의 실수 사례
에프킬라는 살충제의 대명사로 60년대부터 우리의 귀에 익숙한 브랜드로, 제조사는 삼성제약입니다. 그런데 삼성제약은 1998년 '에프킬라' 브랜드와 살충제 생산 공장을 387억원에 '한국 존슨'에 넘겼습니다. 거래 당시 살충제 부문의 자산 가치가 90억 원인 점을 감안할 때, 에프킬라의 브랜드가치는 297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국 존슨이 '에프킬라'를 인수한 것은 소비자의 입을 통해 대명사화된 에프킬라를 앞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에프킬라' 인수 이후 한국 존슨은 다양한 에프킬라 응용 브랜드를 만들어 살충제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부상했습니다. '에프킬라'를 판 삼성제약은 '삼성킬라' 시리즈로 다시 살충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럼 삼성제약이 '에프킬라'를 이길 수 있을까요? 그 대답은 '이길 수 없다!'입니다. 삼성제약은 에프킬라 브랜드를 버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삼성제약은 어떤 경우에도 에프킬라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이것이 마케팅입니다.
■ 한 이름으로 두 가지 일을 하지 말라
하나의 브랜드가 세상에 나와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우리가 주위의 어떤 사람을 떠올릴 때, 그 사람은 '이러이러한 사람이다'라고 정의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 잘 키운 브랜드의 위력은 엄청납니다. 그래서 유명 브랜드에 신제품을 무임승차 시키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임승차는 기존 상품의 몰락까지 몰고 올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습니다.
- IBM 복사기와 제록스 컴퓨터
1970년대에 컴퓨터와 제록스의 두 거인이 각각 상대방의 영역에 뛰어들었습니다. IBM은 복사기 시장에, 제록스도 컴퓨터 회사를 인수해 컴퓨터 시장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IBM, 제록스 모두 큰 손해만 입고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소비자의 뇌리는 이렇게 작동됩니다. 'IBM'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다음에 '컴퓨터'가 나와야만 안정을 얻습니다. 만약 IBM 다음에 복사기라는 단어가 뒤따르면 왠지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제록스의 경우에도 IBM 경우와 마찬가지 이치가 적용됩니다. 그래서 하나의 분야에서 대명사가 될 정도로 유명해지면, 그 이름으로는 다른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강자와 싸워 이기는 란체스터 경영전략'을 간단히 정리하면 그 요지는 무엇일까요? 바로 '내 이름이 시장에서 통하면 약자라도 강자를 이길 수 있다'가 아닐까요? 달리 말하면 '소비자의 뇌리에 이름을 새겨라'라고나 할까요? 제가 경영, 마케팅 서적을 보고 느끼는 것은 '전략'과 '차별화'라는 키워드가 여러 책의 핵심 주제로 언급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즈니스의 성공은 톡 튀는(차별화) 꾸준한 비전(전략)에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170cm 태국 무에타이 고수가 230cm의 최홍만을 어떻게 하면 이길까?
무에타이 고수가 아무리 발차기가 뛰어나도 최홍만이 발차기 한방이면 나가 떨어진다.
약점을 찾아서 공격해야 이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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